세상과 나눴던 그 첫 인사를 돌아본다면
가랑비메이커 매거진
[지극히 가랑비적인 이야기]
#story 8
<대한, 그 뜨거운 첫 인사>
*매거진의 이야기는 가랑비메이커의 개인적 삶에 따른 것임으로 불법 복사를 금합니다.
새 달력과 다이어리를 만나면 내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1월 20일에 적혀있는 '대한'이란 작은 글자를 확인하는 것이다.
24절기 가운데 춥고 춥다는 '대한'에 태어난 나는, 우리는 늘 함께였음에도 유독 이 날에 서로의 존재에서 큰 위안을 얻고는 했다.
어릴 적의 느꼈던 위안이라는게 하나의 태에서 함께 10달을 보냈던 시간들을 되돌아 본다던가, 하는 그런 거창한 이유에서는 아니었다.
단지, 언제나 겨울방학이었으므로 생일파티를 한다해도 봄이나 가을에 생일을 맞이 하는 친구들만큼은 시끌벅적하지 못했던 탓이었다.
20여 년 전 1월 20일 (대한) 일란성, 선/후둥이로 태어나 유치원, 초중고를 함께 하고 서로 다른 대학 학과에 진학했으나 10달을 꽁꽁 함께 했던 그 모습 그대로 언제나 우린, 우리라는 이름으로 ㅡ함께한다.
어느 틈엔가 그런 생각이 든 적이 있다.
왜, 내게 생일은 내 생일이 아닌
늘 우리 생일이여만 하는지.
왜, 사람들은 너와 너, 가 아닌 너희로 우릴 묶고는 뭐든지 함께 해결하려고 드는걸까 싶었다.
그러면서 조금은 우리, 라는 것에서
나라는 존재가 사라져버린 것은 아닐까ㅡ하는 어린 시절 작은 투정들도 있었다.
그러나 그 생각들은 내가 사회적으로 '성인'이라는 위치에 들어서게 되면서 전혀 다른 생각을 가져왔다.
긴 시간들 함께하며 작고 큰 바람들을 견뎌오며 과연, 내게 언니라는 존재가 없었더라면 나라는 존재로서 우뚝 설 수 있었을까ㅡ.
언니는 언제나 함께 걸어가는 친구이기도 했으나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숙명의 라이벌 같은 존재이기도 했다. 그렇게 함께 의지라고 경쟁하며 서로 자신만의 생각들과 가치들을 세워나갈 수 있었다.
문득, 이 같은 계절이 돌아오면 (난 1월을 새겨울이라고 부른다.) 떠오르는 것들은 생일, 언니 그리고 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신 나의 부모님.
우리는 축하 받지만 태어나기까지의 수고가 없었고 기념하지만 온전히 기억하지 못한다.
그래서 난 생일이 다가오면 내 부모의 얼굴을
한참이고 들여다보며 생각한다ㅡ.
'나를 처음 안아들던 그 겨울 날의 그 미소가 아직도 여전한지.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그 순간들이 당신들에게는 얼마나 잊지 못할 커다란 기쁨이었는지. 나는 알 수 없지만, 그럼에도 궁금하다고ㅡ. 어떻게 이렇게까지 한결같은 사랑이 가능한지.'
덧, 이번 생일은 내 첫 단상집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 들>의 첫 정산액으로 부모님께 내복을 선물하는 로망을 이룰 수 있었다.
곁에서 글을 읽어주며 한결같이 격려해주셨던
모든 분들께 언제나처럼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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