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를 마치고

아버지, 당신이 정말 하고 싶었던 말은

by 가랑비메이커

아버지가 두 딸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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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어릴 적에 아빠는 자주 짧은 메모를 남겨두고 출근하시곤 했다. 문득 그 메모들이 그리워져 인터뷰를 마치고 하얀 노트를 펼쳐서 건넸다. 오랜만에 아빠에게 편지를 받고 싶다는 말을 전하니 쑥스러워하던 아빠는 연습 삼아 노트 몇 장을 채웠다. 이튿날이 되어서야 새 펜으로 조심스럽게 짧은 편지를 써나갔다. 긴 세월이 흘렀지만 아빠의 편지는 여전히 우리의 이름을 대신하는 <나의 보물과 희망에게>이라는 문장으로 시작된다. 그 어느 곳에서 어떤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우리가 우리 스스로를 초라하게 여기거나 쉽게 포기하지 않을 수 있었던 건, 습관처럼 들어온 두 단어 때문일지도 모른다. 우리는 아빠의 보물이고 희망이니까. 그건 그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달라지지 않는 사실이니까.




아버지가 부모님께


부모님께.jpg

인터뷰는 아버지로서의 당신을 마주하는 순간을 지나와 자식으로서의 당신을 마주하게 했다. 먼 곳을 응시하며 당신의 아버지, 나의 할아버지를 이야기하던 그 얼굴은 어린아이에서 청년이 되었다가, 다시 중년의 아버지로 변화되어 가는 것만 같았다.

내게는 너무도 익숙했던 아버지라는 그 품이 당신에게는 희미해져 버렸다는 사실이 서글펐다. 나는 그 품을, 그 이름을, 아버지 당신이 다시 한번 불러볼 수 있기를 바랐다.

내가 건넨 작은 종이를 펼쳐두고서 한참을 망설이던 당신의 손과 붉어지던 눈시울을, 나는 오래도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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