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랑비메이커 북토크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들>
“만약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부터 행복해지기 시작하겠지. 네 시가 가까워질수록 나는 더욱 행복해질거야. 네 시가 되면 아마 몹시 흥분해서 안절부절 못하겠지.”
어린 왕자를 기다리는 여우의 마음을 조금 알 것 같던 건 언제나 시월이었어요. 제 기다림의 방향을 조금 더 정확히 이야기하자면, 10월 31일. 10월의 마지막 날이에요.
제게 이름 석자 위로 가랑비메이커라는 여섯글자를 덧입게 해준 날, 첫 책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들>을 낸 날이 2015년의 10월 31일이었거든요. 그 이후로 저는 매년 10월의 마지막 밤이 될 때면 제 새 이름 여섯글자를 만지작거리곤 했어요.
어느 해에는 온 가족들의 축하를 받으며
뜨거운 시월의 마지막 저녁을 보냈고
또 다른 해에는 홀로 작은 방안에 누워서 천장만
바라보다 잠들어 조금 일찍 시월의 끝을 보았고
지난 해에는 처음 얻은 작업실에서
손바닥만 한 케이크에 초를 붙여두고 꿈 같은
10월 31일을 보냈어요.
유난이다 싶을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제게 시월 마지막 날은 생일만큼, 어떤 의미에서는 생일보다 더 깊은 의미가 있는 날이에요. 홀로 읊조리던 이야기를 밖으로 안고 나가, 이름 모를 누군가에게로 첫 여행을 떠난 날이니까요.
2020년 10월 31일. 첫 출발을 한 지 5년이 되어서 10쇄 개정 증보 출간을 한, 뜻깊고 후련한 올해의 시월의 마지막 날은 어떻게 보내줄 수 있을까- 고민을 하다, 다섯 번째 맞는 시월에도 여전히 쓸 수 있는 삶은 독자분들로부터 왔음을 절감하기에 보답하는 시간을 준비했어요.
코로나로 지쳐 있는 이들을 위해 조금 더 프라이빗하고 깊은 자리를 만들고자, 소규모 북토크 <지금, 여기 가을의 끝자락>을 열게 되었습니다! 귀한 걸음을 옮겨 오시는 분들께 제가 직접 만든 특별한 선물도 전해드리려 합니다. (늘 받기만 했기에 돌아가는 길에 저도 역조공?이라는 걸 해드리고 싶었거든요.)
북토크 개요
참여자 전원 특별 기프트 증정!
가랑비메이커 조향 <지금, 여기 순간> 향수 5ml
가랑비메이커 단상집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들> 10쇄 개정증보 출간 북토크!
“소중한 것은 언제나 지금, 여기에.
곁을 스치며 소리도 없이 사라져간다.
지금, 여기 당신 곁을 스치는 의미들에 대하여.”
지금, 여기를 향한 섬세한 관찰과 깊은 사유를 담은 단상집 <지금, 여기를 놓친 채 그때, 거기를 말한들>이 첫 출간 후 5년이 지난 지금, 조금 더 단단하고 깊은 문장들과 함께 출간되었습니다.
진행 방식
- 출간 비하인드 & 그날의 필름 (영상 상영)
- 낭독 토크
- Q&A 근황 토크
일정 : 10월 31일 토요일
시간 : 오후 7시~9시
신청비 : 15,000원
정원 : 10명
장소 : 스토리지북앤필름 강남점
신청 방법 : 카카오채널 <스토리지북앤필름> 문의
원데이는 취소/환불이 불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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