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림읽기

농부

Henri Martin - A Peasant

by 일뤼미나시옹



농부의 아들로 태어났음

햇빛에 그슬리고

얼굴이 까매지고

흙묻은 옷에

흙묻은 손과 발

방안에 흙먼지를 물걸레로 닦고

성장하는 곡식과 과일 채소를 아이 손바닥 어루듯 만지고

물을 뿌리고

등으로 햇살 받으면서 그도 식물처럼 서서

가만히 묵상 하듯 날 것들을 들여다보고

식물처럼 호흡하고

한 그루 나무처럼 대지를 지키고

그렇게 늙고

아이가 아버지를 생을 잇고

그럴텐데

내 아버지는 땅도 없고

세상에도 없고

물려놓은 언어도 없고

그래도 아버지 생각이 바람 중에

햇살 중에 한가득인 이유가 뭘까.

keyword
일뤼미나시옹 인문・교양 분야 크리에이터 프로필
팔로워 3,356
매거진의 이전글마리아와 아기 예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