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림읽기

피에르 암브로지아니

by 일뤼미나시옹


희미한 다리 / 류시원


내 육체는, 내 마음은 풀잎과 구름과 염소와 당나귀와 바람과 꽃과 안개와 소의 뿔과… 이런 것들의 살로 된 게 아닐지 그렇지 않고서야 내 마음이 어찌 이토록 그들을 아는 체한단 말인가 새벽거리엔 어제의 슬픔 가득 떠올라 안개 자욱하다 내 마음에도 안개 자욱히 일어난다 그들의 살이 날 자욱히 채워오듯 내 죽으면 내 살들이 그들의 얼마쯤을 채우리라 웅크리다 돌이 되어버린 마음들, 안에서 바깥으로 길을 내고 싶어하는 마음이 오늘 아침, 강을 헤치고 번쩍거리며 떠오른다
왜 동물은 동물이고 식물은 왜 식물인가. 인간은 왜 인간이고 돌멩이는 왜 돌멩이인가. 우리는 모두 별의 자식, 어머니 우주의 한 형제이니 모든 경계는 모조리 지워져야 마땅하리라. 어제 내가 먹은 상추가 내 살이 되고 내일의 내 살은 썩어 배추가 될 것이니, 너와 나는 이제 저 ‘희미한 다리’로 오가야 마땅하리라.



Pierre Ambrogiani

The road to the farm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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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1985,Pierre Ambrogiani

Marseille 출생

Bords du Jarret. Edges of the Hock.

1944, 60x72


Sète Musée Paul Valé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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