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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Sep 18. 2020

잊혀진 곳에서


 잊혀진 곳에서 / 그림모든



 석류의 벌어짐 햇살 안김 거리로부터 담 너머 석류의 벌어짐 햇살


 노인들이 노인정을 나오는 하오

 마스크에 슬리퍼의 노인들 해당화 꽃숭어리 널브러진  골목 끝,  너머-안쪽의 하오는 노인들이 겪지 않은  바깥


 뻘물의 샛강이 몸 씻으러 강으로 가고 있다. 어디 가서 든 이름 짓지 마라, 샛강


 바깥에서 또 다른 바깥을 보게 되는 안개 너머, 백합이 백합이 되는 순백 너머


 내가 나를 숨기고 피하고, 칩거하고 고립시켜서, 안개로 진흙으로 범람으로 퇴색으로 


 이국에서 온 사내의 사라진 한쪽 어깨를, 새벽의 공장이 질겅질겅.


 풀벌레들 가을밤 울음, 몸 둘 바 없는 경청,  ' 참 멀리도 왔구나, 울려고' 


 근처, 풀 섶에는 살점이 증발한  죽은 새의 사체는 새가 물어다 엮은 새집 같았으니

 거처가 없어서 달빛 온후 한 빈 터는 빈 터로서 몸 둘 바 없다.


고무함지에 핀 연꽃은, 하루 사이 연꽃.


아무렴 석류의 벌어짐 햇살 안김 거리로부터 담 너머 석류의 벌어짐 햇살 안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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