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재즈피자

Long Ago and Far Away

블래드 맬다우, 찰리 헤이든

by 일뤼미나시옹

https://youtu.be/lRJ69mtPzDQ


피아노는 희고 높다 상승 곡선에서 추락하지 않는다. 베이스는 노년의 희로애락을 보여준다. 무언극처럼 살아냈음을 다 말하지 않지만 다 드러내는 발성. 피아노는 아이처럼 놀고 다채롭게 긍정적이고 반짝이는 여름날의 밤을 풀어낸다. 베이스는 밀도 있는 무언의 말하기다. 말하지 않는 말함. 물러나면서 돌연 앞으로 다가옴. 두 사람이 마주 앉아 술잔을 기울이거나 담배를 나눠 피우고, 먼지 떺어쓴 작업복 차림의 두 사내의 해거름의 귀가. 온전함은 없다. 하지만 빈 공백 사이에 채워짐은 이미지이며 비워진 채움. 밀착된 벌어짐이다. 담았으나 배워진 채. 두 얼굴이 마주 보고 앉아 있는 것처럼. 베이스와 듀오 연주는 밀도와 친밀성 그러면서도 치열한 서로의 배려와 자기 몰입이 있어야 한다. 한 존재의 지극한 자기 발화에 귀를 기울이면서 동시의 그의 아우라를 채워주는 배경. 서로가 함께 그러면서 혼자인 채로. 피아노와 베이스가 주고받는 숨결은 우리가 구가하는 생애의 이미지. 밝혀내고 말하고 싶은 삶에의 이미지를 기표로써 채워준다. 그러나 다 함이 없는 빈 공백 같은 채워짐. 자화상을 그리는 화가의 입장에서 보자면 자기의 얼굴의 현재성과 투영된 화폭 안의 현재성에서 오는 진실과 변용의 흔적에서 그는 자기 얼굴의 진실성을 자기 밖의 얼굴에서 찾으려 한다. 그처럼 음악에도 진실성의 문제는 흔적이며 지나감에 남은 앙금이며 순간에 닿는 영원한 촉감 같은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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