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풍으로부터
북풍으로부터 아이를 낳기로 했다
북풍의 뼈를 가진 아이
협곡의 내장을 작동하는 아이
복사꽃 가지를 비탈에 심고
내장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봄을
노래하는 아이를 낳기로 했다.
북풍으로부터
복사꽃
흩뿌려주기 위해 굶고 있는 겨울
나무에서 - 밥을 먹어 본 적 없는
하늘까지의 단식으로
사는 아이
포만감을 가지고 비상하는
새는 없다. 부화의 예감으로 찢어지는
봄이 본래이다.
청정한 단식이 가없이
오래되었다 해도 삶이란
본래이다. 아이를 낳고,
언어의 갱도를 열어주는 봄이
몸의 본래이다.
몸이 파 먹히는 봄이
경이로운 눈의 희열을 잃는 복사꽃
북풍으로부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