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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Feb 04. 2021

빈센트 밀레이로부터


빈센트 밀레이로부터



떠나는 기다림을 살아보았다. 드나

빈센트 밀레이로부터


설경에 흰 피를 뿌리는

가난한 측백나무의 경외와

무너지는 흙담을 채우며

석유냄새 나는 등불을 켜고

돌멩이들의 잇따른 황급한 방문을 맞아들이며

미닫이 문에 틈을 내고

빈센트 밀레이를 살아보았다.


빈센트 밀레이   이름 드나!

내가 살아보지 않은 남은 생의

단조롭고 왜소한 늙음이겠으나


사람은 스스로를 열지 못하기에

닿을 바 몰라 하며 흰 달에 닿아야 하고

사람은 스스로를 닫지 못하기에

아직은 더 왜소하다.


볼 살 없는 흰 달이었나

눈의 밤이 와야 살수 있겠다

떠나는 기다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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