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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트 밀레이로부터

by 일뤼미나시옹


빈센트 밀레이로부터



떠나는 기다림을 살아보았다. 에드나

빈센트 밀레이로부터


설경에 흰 피를 뿌리는

가난한 측백나무의 경외와

무너지는 흙담을 채우며

석유냄새 나는 등불을 켜고

돌멩이들의 잇따른 황급한 방문을 맞아들이며

미닫이 문에 틈을 내고

빈센트 밀레이를 살아보았다.


빈센트 밀레이 앞 첫 이름 에드나!

내가 살아보지 않은 남은 생의

단조롭고 왜소한 늙음이겠으나


사람은 스스로를 열지 못하기에

닿을 바 몰라 하며 흰 달에 닿아야 하고

사람은 스스로를 닫지 못하기에

아직은 더 왜소하다.


볼 살 없는 흰 달이었나

눈의 밤이 와야 살수 있겠다

떠나는 기다림을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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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뤼미나시옹 인문・교양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예술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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