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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Feb 21. 2021

바람 안에서

 


 바람 안에서

 


  나는 바람이라는 관계입니다. 내가 나의 바람을 찾았을 때 바람은 나의 깊이를 지우고 나의 깊이 아래로 나를 버립니다. 나는 바람이라는 무게로 그를 느끼면서 그가 바람 안에서 밤의 얼굴을 지우려 했습니다. 나는 바람의 깊이로 내려가는 음악가의 사랑노래가 아니었습니다. 저 안, 바람의 안에서 내가 지워지는 것에 희열과 고통을 동시에 살결로 느낍니다. 나는 나를 차이로 봅니다 바람 안에 내가 나를 차이로 봅니다. 바람이 내게 와서 나를 바람-겪기로 해체합니다. 바람이 나입니다. 격렬한 논쟁이 떠나고 난 후의 비참한 몸의 텅 빔 같이 무위로워야 하는 바람입니다. 내가 겪었을까요. 내가 바람 안에서 바람을 겪었을까요. 내 몸의 무한 바깥에서 오는 바람을 바람 안에서 감지할 때에서야 나는 바람을 봅니다. 저 바람이 내 것이구나, 하지만 바람 안에서 나는 늙은 엄마의 몸을 거친 생을 느끼면서 동시에 시를 쓰려는 자의 광기의 밤의 시간을 느끼면서 떠나는 그 존재의 붙잡히지 않는 바람을 겪습니다. 나는 바람이라는 관계입니다. 얽힘이 있었지만 밤의 낮과 낮의 밤을 뒤섞은 바람의 관계입니다. 시간을 몰래 살아도 되는 바람이 어디 있습니까. 너, 멀리 있는  너가 바람에 휩쓸릴 때에도 너는 너의 바람에 비인격적 생의 몰락을 봅니다. 나는 바람의 관계입니다. 이 생을 몰라라 하고 던질 수 있는 격발의 벼랑이 있다 하더라도 나는 바람의 관계에서 완성될 수 없는 층위를 겹으로 감싸고 있는 바람의 관계입니다. 나는 삭풍의 격발을 찾았지만 미풍의 혼돈에 들어갔습니다. 미풍은 온기와 밝기 색채와 명암의 스토리가 아닙니다. 미풍은 고요를 음악으로 풀어낸게 아닙니다. 미풍은 나를 옥죄는 죽음처럼 나를 감싸고 미동 하게 합니다. 어디로? 저기 저 먼 바깥에 절벽으로 미풍은 나를 밀어냅니다. 나는 바람이라는 관계 입니다. 쓰러지는 것에서 일어남이 아니라 해체의 바람입니다. 나는 바람의 벼랑입니다. 나를 겪었습니까. 나를 들었습니까. 나는 바람의 관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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