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즈 키슬링
가족이 있는 사람
가족이 있어도 가족이 없는 사람
가족 같이 않은 사람들과 가족처럼 사는 사람
가족이 애초에 없는 사람
가족이랑 멀어진 사람
애초에 아무도 없는 사람
가족이 있어도 교류가 안 되는 사람
가족이 없어 홀가분한 사람
가족이 있어서 행복한 사람
가족이 있어서 끝없이 자기 인생이 빼앗기는 사람
가족이 있어도 끝내 함께 모여 저녁 식사 한번 못한 가족
가족이 있어도 함께 여행 한 번 못 가고 뿔뿔이 흩어진 가족
성가족을 이루고 사는 척 하지만, 부모와 선대의 재산을 탐하는 가족
쟁탈전을 벌이는 가족 같은 가족인척 하는 가족
가족에게 버림받은 사람이 또다시 이루는 성가족
외양간과 과수원 창고에서 사막과 산비탈에서 이루어지는 가족
단칸방과 지하실, 옥탑방에서 이루어지는 가족
원룸에서 이루어지는 가족
월세방과 가게가 달린 방 한 칸에서 이루어지는 가족
남유럽의 해변에 가보지 않았지만
얼굴에 이탈리아의 햇살이 가득한 가족
살구꽃 피는 나무 아래 김밥을 먹는 가족
마당에 텃밭은 일구는 손과 발이 함께 부르트는 가족
떨어져 있어도 특정한 날이면 함께 배가 고프고
함께 같은 음식을 먹게 되는 가족
그 먼 가족. 가족 같은 가족. 피부에 닿는 가족
누구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