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더 디벤콘
인간은 사물로부터 멀리 떨어질수록, 대상과 무관해질수록 선仙이해적이고 가치 개입적인 대상과의 관계 망상으로부터 풀려날 수 있다. 이것은 선불과 스토아학파의 금욕주의와 맥을 같이 한다. 즉 아파테이아apatheia의 삶의 방식이다. 인간은 그렇게 함으로써 비대상적(추상적) 자유를 더욱 누릴 수 있게 된다.
사람에게도 그렇다. 잊혀져 가는 그 얼굴이 점점 추상의 형식으로 변해가면서 마침내 색면추상처럼 단색화 되어 가는 시간 동안, 새겨진 마음의 잔영도 흐려지고, 우울감이 언급하고 연민의 정이 일어나고, 스스로에게 부재의 시간을 감내하는 깊은 침잠. 적묵을 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