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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Oct 18. 2021

나무에게

 나무에게 


 

   어느 날 너는 나의 방향이 아니게 되고 어느 날 너는 나의 곁가지가 아니게 되고 어느 날 너는 새들의 대지에서 새들의 방황이 되고 어느 날 너는 마을의 히스테리를 빨아먹고 마을의 환각이 되고 어느 날 너는 고기 맛을 알아버린 혓바닥을 피워내고 어느 날 너의 체취는 마을의 소녀 들을 가출시키고 어느 날 너는 아버지를 덜렁덜렁 매달게 되고 어느 날 너는 내가 피워낸 곁가지를 씹어 먹고 어느 날 너는 너를 목매달 어린나무를 발치에 키우게 되고 어느 날 너는 도끼를 아랫배에 꽂게 되고 어느 날 가을 물색 붉은 하혈 아래 쭈그리고 앉은 해를 마시게 되고 어느 날 너는 나의 목에 밧줄을 감고 너를 매달게 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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