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반 대책 없는
어머니 꿈에는 아버지가 자꾸 나타났다
“야야, 연미사라도 넣어야 하는가 아인가?”
마당에 은행 잎 다 지도록 식음 전폐한 개가 앓고 있다.
“18년이나 살았으니, 이젠 됐다 됐어.”
내가 원하는 문장은, 내 생활밖에 있고
생활에 질려, 질린 생활에 질질 끌려
내가 원하는 문장 밖으로, 끌려 다니고
고향 길에서 동창생
“책 한 권 나왔나?” 물을 때
나는 회색의 눈을 보여주었다.
별반 대책 없는 생의 수습으로 쓰는 문장 대신
어머니 꿈을 대신 꾸고
죽음을 앞둔 흐린 개의 눈으로, 막판
세상을 앓아보고 싶지만
어디서 내 생의 결정을 보았다고 해야 하지
어디서 생의 절정을 묻었다고 해야 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