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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Oct 18. 2021

풍금의 기억

 풍금의 기억


  아이가 풀밭에서 은하수를 건너는 백일몽에 젖어 있었다. 창 안에서 풍금이 아이를 보고 쿵쿵 울렸다. 풍금이 아이의 백일몽에 들어가려고 쿵쿵 뛰었다. 아이의 백일몽은 토끼풀이 핀 화단이었다. 아이의 백일몽의 눈을 했을 때 풍금은 바람 빠지는 소리를 냈다. 풍금 소리에 맞는 별을 낳기 위해 헛바람을 빼내었다. 아이가 파란 눈을 하고 대낮의 밤을 바라보았다. 밤의 낮이 낮의 밤을 낳았다. 숨결이 없는 풍금의 허파는 아이의 백일몽에 핀 은하수를 마셨다. 화단의 토끼풀은 별과는 다른 방향으로 피었다. 아이가 백일몽을 풀어야 태어나는 토끼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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