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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Oct 18. 2021

나이의 바다

나이의 바다 



내 나이의 바다는 어디에 출렁거리는가

몸살 앓는 중에 물 마시며 내려놓은 스텐 그릇에 있는가

늦가을 국화의 퇴색에 포함되었는가

물새 떼 아침 햇살에 가슴 열어놓는 미사 시간 같은 것인가

무한리필 고깃집 불판 위 대패삼겹살 냄새로 피어나는가

일 년 전 복식 게임하는 탁구장에서 점수 일 점 가지고 실랑이하던 그 자리에 

일 년 뒤 그 인물들  연전히 일 점 가지고 언성 높이는 은퇴자들의 나이는 몇 살이어야 할까

가톨릭병원 응급실의 어떤 주검은 이불 밖으로 삐죽이 나온 팔순의 희디흰 발이었지만

그 발의 나이는 죽은 할아버지의 맨발을 어루만졌던 손녀의 고운 손과 꼭 닮아 있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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