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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Oct 18. 2021

파스

파스 


 이제 당신의 서랍엔 파스가 자주 눈에 띈다

 어떤 저녁엔 방안에 온통 코를 찌르는 파스 냄새

 귀도 밝아지고 눈도 환해지는 파스의 궁륭

 안에서 드라마 보면서

 아픈 다리를 무딘 손으로 주무르고


 또 어떤 날은 등에

 손이 닿지 않는 부위에 다시

 붙여 달라며 들러붙은 젖무덤을 보이시며

 수그리는 등


 여기요, 여기요

 몇 번이나 자리가 바뀌는 부위에

 한방 파스 붙은 자리가 환하게 아팠던 밤


 파스가 필요한 집에 

 망치질을 하고

 어린나무 손닿는 부위마다 꽃이 나고

 퍼런 머릿결의 무 

 키를 키우던 오래된 손이

 당신 몸에 환하게 아픈 부위를 찾지 못해

 아들 손이 필요하게 됐으니


 '엄마'라는 말에는 파스가 두 장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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