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

by 일뤼미나시옹

파스


이제 당신의 서랍엔 파스가 자주 눈에 띈다

어떤 저녁엔 방안에 온통 코를 찌르는 파스 냄새

귀도 밝아지고 눈도 환해지는 파스의 궁륭

안에서 드라마 보면서

아픈 다리를 무딘 손으로 주무르고


또 어떤 날은 등에

손이 닿지 않는 부위에 다시

붙여 달라며 들러붙은 젖무덤을 보이시며

수그리는 등


여기요, 여기요

몇 번이나 자리가 바뀌는 부위에

한방 파스 붙은 자리가 환하게 아팠던 밤


파스가 필요한 집에

망치질을 하고

어린나무 손닿는 부위마다 꽃이 나고

퍼런 머릿결의 무

키를 키우던 오래된 손이

당신 몸에 환하게 아픈 부위를 찾지 못해

아들 손이 필요하게 됐으니


'엄마'라는 말에는 파스가 두 장 붙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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