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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Oct 31. 2021

무량


무량

-김정용



그대가 나무에게 깊다면 새의 여백에 둥지

그대 발치에 굴러온 돌에게 깊다면

칸첸중가, 칸첸중가


그대가 달에게 깊어서 오늘 밤이라면

내 깊이에 창호지 홑겹의 밤


부재인 그가

깊더라, 가 없이 깊어서 나 아닌 듯이 나였더라


나를 해석하는 파도가 그대 깊이라는

바깥으로 돌아 갈 때

시드는 국화의 내력은 몸의 바깥에 채워진

무량


해거름 물색의 하늘로 깊어지는 산책에서


벗어놓은 일복이

파도 들어찬 나비 몸짓으로

무량 무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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