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림읽기

딸기 따는 아이들

Einar Hein

by 일뤼미나시옹




야생 딸기를 닮은 눈을 가진 아이들은

어른이 되면 야생 딸기의 눈을 잃는다

거의 대부분 그렇다

거의 대부분 야생 딸기의 맛을 잃고

색감도 잃는다

거의 대부분 그렇다


나의 정원에도 야생 딸기가 있으나

나는 따거나 먹거나 짓밟거나 흙에 묻지 않는다

야생의 생을 다하도록 번창하도록 놔두고 바라본다.

야나첵의 피아노 소나타 같은 번창


야생 딸기는 줄기 번식을 하고 종종 가면서 쉰다

쉬는 동안 마디 같은 데서 뿌리내린다

쉬는 동안 거처를 갖고 새로 생을 바꾼다

야생에서 또 다른 야생의 눈을 가진다


아이의 눈은 보이지 않지만

한 입 안에 가득한 딸기맛은

온 들판이 딸기에게 선물한 대지의 맛이다.


아이들만 맛을 느끼는 딸기의 맛

거의 대부분 아이들만 맛보는 딸기의 맛

어른들이 되면 모른다.

거의 대부분 어른이 되면

아이 때의 눈망울을 잃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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