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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Feb 01. 2022

회원 모집

 

 회원 모집

 - 김정용



 일주일 한 번 원탁에 둘러앉아 벌컥벌컥 생수 들이켜는 회원입니다

 "말은 고마 하시고요, 냉수 마시고 속 차립시다."

 플래카드를 걸고 둘러앉아, 벌컥벌컥,

 내장이 환해지는 물 마시기, 끝나면 각자의 방향으로

 터벅터벅입니다.


 희미해지는 회원 모집합니다. 육식 초식 잡식 다 잊으시고요

 한나절을 희미해지는 거, 비스듬해지는 거, 흐리마리해지는 거, 까무룩해지는

 모임입니다. 허기를 안고 오면 더없이 희미해지죠.

 안개를 몰고 오면 신락원이고요.

 

 버드나무 향기를 맡는 모임을 하려고요

 꽃가루 날린다고 버드나무를 하도 천대해서 모두 달아났어요

 나무젓가락 공장 근처에 버드나무들은 얼마나 부들부들 떨겠어요

 어쩌다 들판에 사는 게 버드나무지요. 그랑 회원이 되려고요

 나무젓가락 공장 일대를 꽃가루 테러로 마감 할려구요.


 당신과 , 서로 돌아눕는 회원 아닙니까


 당신과 구름은 서로를 뭉개 뭉개 해줍니까. 뭉개 뭉개 회원이 되면 찐빵처럼 서로 달라붙을 수 있답니다. 의식의 전환 따위는 불필요. 눅눅해지고 축축해진 뭉개 뭉개 만으로 피부 교환이 가능하니깐요.  


 해 질 녘 샛강으로 모이는 모임입니다. 새들은 펼쳐진 소설책 같이 날아가고요. 우린 갈피 없어서 서로를 읽어주어야 해요. 물색 앞에서 형형색색이 없는 비회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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