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네
-김정용
자다가 일어나니 내가 비었네
빈 가지들이 서로 손을 주고
맥박을 읽어 주네
외톨이
마른 이파리 가지 끝에서
빈자리를 흔드네
빈 그릇이 집 안 고요로 우네
더운 손을 넣어 주고 싶네
협소하네
가버린 동창생 요세피나에게도 그러하네
필생에 한 번 스친 시인이 꿈에 왔네
켜켜이 쌓인 종이 상자들 짓눌린 맨 아랫것을
아파했지
없고 닿을 수 없는 울음에 손을 넣고 싶네
볼 수 없어서 우는 게 일 순위라면 안 보여주려고 숨어버리는 건 영 순위
들판 너머 성당 구리종이 울리도록
우네
우는 동안 저편 어딘가 닿았네
그친 눈에는
고래를 삼킨
심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