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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Feb 05. 2022

우네


 우네

 -김정용


자다가 일어나니 내가 비었네


빈 가지들이 서로 손을 주고 

맥박을 읽어 주네


외톨이

마른 이파리 가지 끝에서

빈자리를 흔드네


빈 그릇이 집 안 고요로 우네

더운 손을 넣어 주고 싶네


협소하네

가버린 동창생 요세피나에게도 그러하네


필생에 한 번 스친 시인이 꿈에 왔네

켜켜이 쌓인 종이 상자들 짓눌린 맨 아랫것을

아파했지


 없고 닿을 수 없는 울음에 손을 넣고 싶네

 

 볼 수 없어서 우는 게 일 순위라면 안 보여주려고 숨어버리는 건  영 순위


 들판 너머 성당 구리종이 울리도록

 우네


 우는 동안 저편 어딘가 닿았네


 그친 눈에는

 고래를 삼킨

 심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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