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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Feb 06. 2022

볕을 쬐고


 볕을 쬐고

  -김정용


볕을 쬐고 응달을 시작하자

볕을 쬐고 해바라기는 검은 노동에 다다른다


얼음은 준비된 옷이 없다

손금을 열어 회귀하는 물고기를 들이자


볕을 쬐고

허수경을 읽자


볕에

열 발가락을 내보이고

흰 밥을 먹자


볕을 쬐고

나무의 기울기가 되자

낱알갱이를 얹은 혀가 되자


볕을 쬐고

코끼리 무게는 푸성귀의 잔여분

개울은 얼음 옷을 벗었다


아름다움을 보았다면, 아름다움에

굶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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