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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Feb 06. 2022

시골이다


 시골이다

 -김정용


 간이역이작동하지않는다

 간이역이모든기차를개무시한다

 낭만주의자들의옆걸음에사과꽃이떨어진다

 개들이삼삼오오대열을짓기시작한다

 집에묶인개옆을혓바닥을빼물고지나간다

 길이푸석푸석하다

 털실을구하려면구름을올려다봐야한다

 돼지농장양계장냄새가꼭꼭숨는다

 성당과 예배당과 굿당이 굳건하다

 불복종의개울물이끝끝내오염되어흘러간다

 백로의젓가락다리가물을꼬집는다

 보수주의자들이좋아하는플래카드가내걸린다

 테크노음악은불경이다

 소갈비탕집이미어터진다

 몰래, 가 없다

 도랑가에쓰레기를태우고그물을참외밭에댄다

 반대파얼굴에서정시집을던진다

 시집을라면뚜껑덮는데사용한다

 서울아파트시세를매일접한다

 하나뿐인약국이무시당한다

 얼큰한얼굴매일얼큰한얼굴

 편의점에뛰어들어과자봉지를집어들고춤추고싶다

 손바닥엔친숙한개냄새

 불을끄면흰돌불을켜면검은돌

 딸기들이일제히똑같은화장을한다

 당수치가올라가는데당도가덜할까화장을입힌다

 신박한놈이사해오면너덜너덜하게세탁해버린다

 당산나무는수그리는자에게만신통하다

 봄은걸을곳을드러낸다

 여름은걸을곳을적신다

 여름지나면딸기는겨울까지화장을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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