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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이다

by 일뤼미나시옹


시골이다

-김정용


간이역이작동하지않는다

간이역이모든기차를개무시한다

낭만주의자들의옆걸음에사과꽃이떨어진다

개들이삼삼오오대열을짓기시작한다

집에묶인개옆을혓바닥을빼물고지나간다

길이푸석푸석하다

털실을구하려면구름을올려다봐야한다

돼지농장양계장냄새가꼭꼭숨는다

성당과 예배당과 굿당이 굳건하다

불복종의개울물이끝끝내오염되어흘러간다

백로의젓가락다리가물을꼬집는다

보수주의자들이좋아하는플래카드가내걸린다

테크노음악은불경이다

소갈비탕집이미어터진다

몰래, 가 없다

도랑가에쓰레기를태우고그물을참외밭에댄다

반대파얼굴에서정시집을던진다

시집을라면뚜껑덮는데사용한다

서울아파트시세를매일접한다

하나뿐인약국이무시당한다

얼큰한얼굴매일얼큰한얼굴

편의점에뛰어들어과자봉지를집어들고춤추고싶다

손바닥엔친숙한개냄새

불을끄면흰돌불을켜면검은돌

딸기들이일제히똑같은화장을한다

당수치가올라가는데당도가덜할까화장을입힌다

신박한놈이사해오면너덜너덜하게세탁해버린다

당산나무는수그리는자에게만신통하다

봄은걸을곳을드러낸다

여름은걸을곳을적신다

여름지나면딸기는겨울까지화장을시작한다






일뤼미나시옹 인문・교양 분야 크리에이터 직업 예술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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