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사람

by 일뤼미나시옹


해남 사람

- 김정용


유리창마다 돌 맞은 폐교

말똥 널브러진 자갈 운동장

아카시아 꿀 따러 온 해남

사람


꿀 사러 오겠다 약속하고선

잊었다 싶어 갔더니

누르께한 천막 쳤던 자리에

깔려 있었던 잡풀들

허리를 일으키고 있었다


아카시아꽃은

열흘 남짓 밤공기 진동치다


질 땐 튀김용 빵가루 마냥

물기도 없이


해남 사람은 옷깃도 없이

식솔들 데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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