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이다 II
- 김정용
애완견이 임도에 버려지고 유기견끼리 떼를 이뤄 반 늑대가 된다
민들레가 울타리 밖으로 쫓겨나 공장 근처에 살다가 여공이 된다
슬리퍼가 밑창까지 닳았다 버려지고 새가 되었다가 자동차 앞유리에 부서진다
흩날리는 여행을 하다가 흩뿌려지는 새떼들의 공중을 사랑하다 검은 전선에 목을 맨다
물고기 잡으려고 승합차 한가득 낚시 도구를 챙겨 와서 해종일 저수지 수초 더미 모기에 물려가며 견딘다.
대어를 꿈꾸는 필생의 목적의식이 고착 한 마리 목숨을 앗는 것이냐고 모기떼가 물어뜯는다.
낯선 사람이 산책 가는 길을 따라가는, 떠돌다 정착하는 붙임성 있는 개
댓잎에 이슬 맺히는 푸른 밤 재스민 향에 비치는 봄바람의 속살
돈 받고 받아온 쓰레기 비 오는 봄밤에 태우는 검은 연기 기둥
힘없는 노파의 메마른 황토 산책길
네 근처 물빛의 근황은 어떠니?
탁류에 반짝거리는 피라미 떼와 물오리 한 쌍의 정착은 가능하니?
또 선거철, 연고도 아닌 곳에서 자기 자랑 문자에 주민 사랑 한가득
강에 인접한 만신창이가 된 냇물에 폐기물로 변한 비닐하우스 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