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딘스키
젖이 불은 어미 고양이는 한낮 더위가 지나고 나면 문 앞 시멘트 바닥에 작은 물주전자처럼 웅크리고 집 안을 향해 있다. 달라고. 우유 달라고 기다리고 있다. 내가 우유가 없어 곤란한 마음이 일어난 줄 모르고 조급증 나게 소리를 낸다. 미미하게 분홍 꽃을 피워낸 정원의 덩굴장미처럼 희미하게 그러나 분명한 메시지다. 우유 달라고는 거다. 유기견용 사료는 맛이 없어서 깨작거리다 만다. 어린 새끼 낳은 어미는 출산의 휴식도 없이 곧장 새끼들에게 젖을 먹이고 또 찾아온다. 우유가 어미 몸을 통과한 후 어린 새끼들에게 간다. 그 새끼들은 담장 밖 귀가 잘 들리지 않은 이웃 어른 집에 은둔시켜두었다. 아무리 봐도 어미 고양이는 내 눈에 올 한 해 살이 한 고양일 뿐이다. 어느새 어미 고양이가 되어 모성 본능을 드러낸다. 우유를 주고 나서 살짝 물렀났다 조금이라도 다가 가면 이내 쇠한 소리를 내며 이빨을 드러낸다. 기분이 멋 같지만, 그래 알았다. 그럴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