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vid Hockney - Santa Monica Boulevard [1978]
잃어버린 풍경이 있다. 잃어버린 풍경은 특이한 개인적 체험의 풍경이다. 그 풍경은 낯선 이국에서의 풍경일 수도 있고, 어린 시절의 해거름의 길 모퉁이에서의 이질적이면서 동시에 친근한 풍경. 혹은 낡은 건물의 모서리에 부서지는 겨울 햇살이 목도리를 두른 어린 소녀의 모습. 어둡고 칙칙한 국숫집에서 혼자 국숫발을 빨아 당기는 사람과 그의 뒤편에 낡은 정물화의 우스꽝스러운 모습. 개인적이고 협소하고 몰개성적인 풍경이라도 바라보는 이의 눈에는 그만큼 색채와 반점 점묘 뉘앙스 시적인 묘사가 가득히 채워져 있다. 무엇을 보는가는 무엇을 보는 사람의 언어와 마음에 있다. 그의 언어와 마음이 곧 보는 것에 묘사된 색채의 풍경이다. 단막극 같은 인생에 선물을 주는 풍경. 그것 앞에서 멈추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