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ncent Giarrano - Lauren on Spring Street [2022]
차라리 방황할지라도, 대타자의 언어에 붙들리지 마라.
언어가 있는 자. 자기 언어를 가진 자는 대타자의 언어에서 달아나는 자이다.
자기 언어를 가진 자는 방황하는 자이다.
빈약한 언어로 사는 것에서 달아나는 법은 자기 언어로 풍성해지는 것이다.
충분히 생각하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단 한 줄이라도 매일 쓰라, 매일 쓰지 못하겠다면 매일 그려라,
방황하는 건 그런 것이다. 혼자서 이 세계를, 눈앞의 사물을, 골목을, 도시에 대해 쓰라
이미지화하라, 채색하라, 묘사하라, 비난하지 말고, 감상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자기 검열도 하지 말고, 종교나 관습, 인습에 얽매인 글쓰기는 대타자의 언어다.
무엇에도 검열당하지 말라. 자기가 자기를 검열하고 판단하고 판결한다.
'내가 이렇게 살면 안 되지'
그렇다, 정말 그렇게 살지 말아야 한다. 비 오는 날에는 혼자 비 맞는 돌과 함께 우울증을 앓는 것이다.
세계에서 멀어져서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다. 어떻게 우리는 망가지고 어떻게 우리는 사랑을 하는가
망가지면 사랑을 찾게 된다. 하지만 그 사랑이란 망가진 나를 회복해 주는 구원이며 종속을 바라는 사랑이다.
빈약한 언어란, 매체의 언어, 시스템의 언어, 조직의 언어, 근처의 언어다.
그런 언어는 '돈을 벌어라, 써라, 무엇보다 써라, 이익을 극대화하라'
수많은 가치관, 수 만 가지 이상향과 수 만 옷가지와 음식과 상품과 여행지가 있지만
단 한 가지의 가치와 획일화의 강박을 강요한다.
그런 한 장소와 때와 시간에 있더라도, 방황하라.
자기 만의 언어를 쓰고 자기 만의 그림을 구상하고
자기 만의 인간 탐구의 소설을 쓰는 것이 방황이다.
헤테로토피아를 가져라. 구석지고ㅡ 혼자이고-누추하더라도 청결하고-- 새의 둥지 같고- 돌이 하나 있고- 질그릇 같은 호흡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라- 실내가 아니라, 안 방이 아니라, 침실이 아니라, 공간.
둥지를 사막처럼 사유하고 사막에서 초원처럼 자기를 발휘하라.
방황의 첫 째 조건은, 무엇보다 자기에 대해 쓰지 않는 것이다.
그 나머지 조건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