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ncent van Gogh
이 방에서 매일 무슨 생각을 했을까. 홀로 자신의 그림을 바라보면서 얼마나 많은 회의와 자학을 했을까. 압생트를 마신 밤이면 거울 앞에서 몇 번이나 귀를 자르려고 시도했을까. 노란 창이 있는 단칸방에서 그는 또 얼마나 많은 끼니를 걸렀으며, 꿈속에는 또 얼마나 많은 그림을 그렸을까. 비단 꿈이 아니었어도 뜬 눈에 보이는 환상 같은 그림 장면들. 세상에 한가득인 물감의 질감. 색채의 혼재. 필생에 단 한 점의 그림밖에 팔지 못했던 그는 동생 테오의 뒷바라지가 없었다면 술주정뱅이에 별 볼 일 없는 무명의 화가의 생을 살다 죽었을 것이다. 팔리지도 않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자화상과 들판의 풍경, 그리고 몇 개의 정물을 걸어두고 스스로를 위안하며 살았던 방. 낡을 대로 낡은 구둣발로 서성거렸던 예술가의 불안과 흥분의 환영과 격정의 흔적이 마룻바닥에 남아 있다. 마치 그의 무의식처럼. 안으로 열린 창으로 빛이 한아름 들어오던 날 화폭에 자신의 침실을 그려놓고 압생트를 마시며 혼자만의 감상에 젖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