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어 보아.
나의 편지야.
가을 편지야,
겨울까지 유예된 편지야.
겨울이 되면 이 글들은 눈 위에 뿌려진
새들이 물어다 떨어뜨린 나뭇가지야.
읽어보아.
나의 편지야.
어디에서 쭈그려 앉아서 담배 피우고 있는건 아니겠지
네가 세상 어느 구석에 쭈그리고 앉아 담배 필 때마다
나는 네 몸이 느껴져. 네가 담배연기 품으면서 그렇게 쭈그리고
앉을 때마다 나도 세상 한구석에 주저앉게 돼.
읽어보아.
나의 가을 편지야.
네가 보자마자 한눈에 이해 되는 편지야.
네가 아는 나의 본래 그대로의 모습으로 본다면 말이야
나는 네 본래의 모습에게 이 편지를 쓰고 있어
어디서 너는 또 쭈그리고 앉아서 너가 찾는 방향 쪽으로
담배 연기를 뿜고 있겠지.
읽어보아.
나의 가을 편지아.
나의 이야기라고 썼는데
네가 아프구나.
빨리 읽어야 하는 편지야
겨울 눈이 내리면
내 글들은 겨울나무들이
내려놓는 죽은나뭇가지가 될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