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저 하늘을 좀 보아.
나무들이 저희들만 독차지하려는 하늘 말이야
명경 같지 않나.
보기만 해도 네 마음이 훤하게 느껴지는 하늘이야
친구.
나무 몰래 저 하늘을 좀 훔쳐보기로 했어.
나무들이 독차지해야 하는 하늘이긴 하지만
내 우울을 살짝 하늘에다 헹구고 싶거든
친구.
네 이마 위의 하늘은 지금 내가 보고 있는 하늘이야
저 하늘에 너의 우울도 좀 씻어보아.
가을이잖아. 친구.
Vincent van Gogh - Autumn Garden / 베를린 노이어 박물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