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림읽기

하리에트 바케르 : 도르발트 보에크의 도서관

by 일뤼미나시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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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다섯 장 만 읽자. 매일 읽자. 그러면 어떤 어려운 책도, 아무리 두꺼운 책도 결국 다 읽게 된다. 무조건 하루에 다섯 장. 최소치다. 그렇게 세월을 보내면 우주가 내 방안에 들어오게 된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지식이 쌓여서 지식이 지혜가 되고 사유가 되고 새로운 감각이 되고 새로운 이해의 장을 얻을 수 있다. 단지 읽었다는 것을 자랑하지 않게 되고, 읽은 것들이 앙금으로 남았다가 필요한 적절한 시점에 저 아래 숨어 있는 그 무엇이 올라온다. 그런 우주의 경험. 지적 희열을 느끼게 되면 병이 와도 초월되고, 이별이 와도 초월되고, 사랑이 왔다 가도 초극된다. 다만 하루에 다섯 장. 최소치는 매일 읽어야 한다. 그러면 내가 살던 골목을 새롭게 묘사하게 되고, 내가 조급하게 쫓아갔던 것들이 나를 얼마나 유혹했는지 알게 되고, 내가 살았던 시간들에서 무엇인 어처구니없었는지 알아채게 된다. 알아챔. 알아챔을 느끼려면 알아야 한다. 알려면 한 권에 책에서 습득해야 하고, 한 권에서 열 권, 열에서 천으로 넘어가야 한다. 하루에 다섯 장. 그러다 보면 어느 날 빛이 들어온 방에 내가 사유한 생각들이 우주로 태어나고, 나는 신적인 삶을 살 수 있다. 아니 시적인 삶을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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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rriet Backer - The Library of Thorvald Boeck [1902] : 네덜란드 홀메스트란 출신.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열두 살에 오슬로에서 미술 교육을 받았다. 공부하기를 좋아해서 미술 학교를 졸업한 후에도 파리와 뮌헨에서 공부를 했으며, 서른다섯에 화단에 발을 내디뎠다. 파리에 머무는 동안 인상파의 영향을 받아 빛에 대한 탐구를 했고, 자신의 작품에 빛에 대한 이해와 실현을 위해 한 작품을 만드는데 몇 년이 걸린 작품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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