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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어느 방향에 있는지 가늠도 되지 않는 내륙 깊숙한 시골 마을의 하나뿐인 중국집에 창 아래서 나는 너를 만났다. 수염이 더부룩한 사내 둘이 담배를 빨며 짬뽕국물에 소주 마시고 있었다. 그들은 간밤의 자그마한 사건에 대해 이야기했고, 지난밤 취기에 대해 그리고 그 자리에 없는 또 다른 사내를 욕하면서 소줏잔을 비우고 있었다. 그들이 네게 눈빛 한 번 주지 않았고, 주인집 아주머니도 배달 다녀온 배달 다녀온 사내도 네가 그 자리에 있는지 안중에도 없었다. 너는 하오 4시경의 햇살에 나른하고 무료한 표정으로 있었다. 아무도 봐주지 않는 너의 차림. 내가 앉았던 식탁에서 두어 발짝 근처에서 어른어른하고 있었다. 너의 차림은 오래된 선술집 여종업원의 원피스 같은 차림을 하고 있었고, 내륙 깊숙한 마을의 느낌이 나는 차림 그대로여서 너를 볼 때, 너는 바다가 어느 방향에 있는지 알고 있는지 묻고 싶었다. 음식 냄새와 담배 냄새에 사내들의 몸 냄새가 베인 중국집에서, 낯선 손님이 오면 그저 어른어른하기만 하는 너를 향해 나는 어떤 질문으로 너를 화들짝 깨어나게 하고 싶었다. 그러나 너의 차림은 내륙 깊숙한 마을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차림이었고, 방문객들이 식당에 들릴 때마다 마을의 내력을 알아버리는 차림이었다. 물어본다. 너의 색색은 바다가 어디 있는지 알고 있는 차림이었는지. 이름도 없는 먼 해변 마을에서 이주해 온 차림인지 알고 싶었다. 남방의 먼 나라에서 공장생활하러 온 아가씨들의 차림이었는지.
Paul Gauguin - A Vase of Flower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