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스마아트하고 그럴듯한데, 이야기를 해보면 가슴에 확 안겨오는 것이 없습니다." 이 말은 그대로 한국의 젊은 시인들한테도 통할 수 있을 것 같다. 스타일도 현대적이고 말솜씨도 그럴듯한데 가장 중요한 생명이 없다. 그러니까 작품을 읽고 나면 우선 불쾌감이 앞선다. 또 사기를 당했구나 하는 불쾌감이다. 한국의 젊은 시단은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간에 금년에도 이 사기성의 치욕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니까 우리나라는 진정한 혁명을 못 하고 있고, 진정한 혁명을 할 자격이 없다고 단정할 수밖에 없다. - 이런 극단적인 생각까지도 든다.
- 김수영 -
예술을 대하는 눈은 각자 다르다. 스타일 . 감각. 감성. 묘사. 색채. 형식. 다양한 방법의 표현 방식들. 개성화된 작품들. 어느 것이든 그 나름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생명력을 가진 예술 작품은 시간이 흐른 후에도 그 생명력이 온후가 빛을 발한다. 아무도 쳐다보지 않는 한 작품이라도 한 사람의 독자를 매력에 빠트리기도 하고, 한 사람의 영혼을 흔들기도 한다. 하지만, 자칫 작가라는 본인 들은 이런 것에 치중하기 보다는 시류와 관심 받기에 급급해서 이내 패션을 바꾸고 포즈를 바꾸고 자기 본래의 언어를 되물린다. 누구에게 자기 본래의 언어가 있어야 한다. 강조하거나 강요가 아니라, 예술가에게 그것이 없다는것은 노력의 부재이며 '힘든 시간'을 살아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라즈니코프이 시에서 '하루에 밀물이 두 번 들어온다' 말처럼. 작가는 노동의 밀물과 창작의 밀물 두 번을 받아내면서 매일 살아야 한다. 그 안에서 김수영의 말처럼. 생명력이 있는 시가, 미술이. 소설이 나올 수 있다. 그게 바로 혁명이다. 혁명적인 삶이다. 혁명은 운동성이다. 운동성을 가지려면 에너지를 뿜어야 한다. 에너지를 고갈 시켜야 한다. 매일 매일 고갈 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