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한쪽 구석에 밀쳐 두었던 물음을 다시 찾는다.
"나는, 날마다 사는가"
"나는 살 되, 날마다 똑같게 살고 싶지 않다."
피카소는 왜 이다지도 자그마한 그림을
아이들 입에 들어가 녹아 없어지는
케잌을 그렸을까?
대가의 솜씨를 왜 이런 사물에 부여하는가.
피카소는 날마다 다르게 살았다
날마다 다른 사물을 사랑했다. 다르게 사물을 바라봤다.
케잌을 대할 때는 아이처럼 살았다.
그림을 보면, 나는 아이처럼 케잌을 먹고 싶다.
입가에 크림을 묻히고, 깔깔거리고, 맛 있어서 상처를 흔들고,
과자 부스러기가 앞섶에 떨어지고
작은 것 하나를 먹는데도 시끌벅쩍 잔치 하듯
먹으면 안 되나?
날마다 산다는 것을
바싹 구운 과자를 먹듯이 생각해보는 것!
이 삶은 가볍지도 않지만 굳이 무쇠솥을 짊어지듯
살아야 이유도 없다.
이 하루
몸에 살집이 없는 새를 몸에 들여와 살아보는 것.
저녁에 집에 돌아와 거울 속에 새가 되어 돌아온 나를 만나보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