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그림읽기

사거리 녹색 신호등 기다릴 때

by 일뤼미나시옹



우린 '무제'의 인생을 산다.

그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어야 한다.


인생에 제목 달고 사는 사람 없다.

살고 나면 내게 제목이 붙은 일들이 일어나지만

죽고 나면 또 내 죽음은 제목이 없다.


살아내는 이들의 '무제'의 생

시든 소설이든 수필이든 일기든

모두 제목 없는 커다란 함몰이더라도

나날의 생은 불꽃처럼 화려하고

아이의 장난 그림처럼 자유로워야 하리


진종일 물건 상자 나르고 허리가 휘고

천을 짜고 조립을 하고 문서를 다루는

모든 노동자들에게

너의 삶은

'무제'야

이름을 가져 라고 한다면, 얼마나 맥 빠지는

일상이겠느냐 마는


새나 나무 달과 별 해와 돌 강과 바다도

모두 무제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반복이다

그러나

그 반복의 나날이 하루도 닮지 않고

나날의 빛의 농도는 다르며 햇살의 타격도 다르고

돌의 온기도 강의 속도도 다르다


그러나 날마다

무제의 늪을 허우적거리지 말고

날마다 살자.

날마다 잘 살자.

날마다 더 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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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톰블리 : 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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