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어떤 이는 산에 가고 어떤 이는 교회 가고 어떤 이는 목욕탕 가고 어떤 이는 밤새 게임하다 이제 잠자리에 들고 어떤 이는 아침부터 라면이 먹고 싶고 어떤 이는 숙취에 시달리고 어떤 이는 입을 뭣 같이 벌리고 자고 있다. 하지만 마당에 은행나무엔 오늘도 어김없이 참새들이 가지마다 한 자리씩 차지하고 왁자하게 통성기도 인지 그냥 누구 하나 씹어 대는 잡담 인지 한 바탕 시끌벅적하다. 그들 중에도 저 혼자 외따로 떨어져 이유 없이 쓸쓸한 녀석이 있다. 햇살이 환한 아침에 이유 없이 쓸쓸한 이가 님들 중에도 있으려나. 있겠죠. 가지에 깃든 저 새의 봄을 빌리고 싶은 아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