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그림읽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일뤼미나시옹 Feb 11. 2019

가난한 방

고흐




그는 이 방에서 매일 무슨 생각을 했을까. 이 가난한 방에서 그는 홀로 자기의 그림을 바라보고, 자학하고, 압생트를 마시고, 거울 앞에서  면도칼로 몇 번이나 귀를 자르려고 했을까. 이 단칸방에서 그는 또 얼마나 끼니를 걸렀을까. 필생에 단 한점 밖에 그림을 팔지 못했고 테오  동생이 없었다면 별 볼 일 없는 술주정뱅이 화가 됐을 것이고 저 침대에서 죽었을 것이다. 팔리지 않는 그림을 걸어두고, 혼자 밤을 새우고  그러던 어느 날 고흐는 이 가난한 방의 인테리어를 하기로 마음먹었을 것이다. 돈이 없으니 그 림 속에다. 그 만의 인테리어를 한 것이다. 그것도 참으로 가난하고 소박하고 어린아이의   방처럼. 오늘날 고흐로 인하여 직업은 가진 사람이 50만 명이나 된다는데. 이 가난한 방이 또 얼마나 많은 사람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고  영감을 주었을까. 여기 가난했고 자기 귀를 잘랐고 정신병에 압생트에 취했던 화가가 살았던 방이 있다. 월세는 몇 달치나  밀렸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채소밭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