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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Feb 12. 2019

브라이스 마던 : 무제


모래가 흘러오고 있습니다. 건기와  목마름이 오고 있습니다. 갈비뼈 앙상한 소와 양이 오고 있습니다. 눈이 조금씩  나빠 집니다. 내가  여기 있는데, 저기서 내가 걸어오고 있습니다. 눈이 조금더 나빠졌습니다. 내가 오래  전에  한 말들이  흘러오고 있습니다. 심중의, 격앙된, 고백과 밀어들,  그리고 혼잣말들이 건초처럼 굴러옵니다. 도박꾼이 사흘  밤낮을 지새고 가족에게  돌아가는  시간입니다. 노란 파머를 풀어 헤친  슬리퍼  신은 광기의 여자가 데리고 다니던 눈 맑은 검은 개의 전망입니다. 눈 앞의 이 시간은 어떤  시간 입니까. 나는 자꾸 눈이 가물해지고, 누가 옆에서 내 어깨를 툭 쳐도  나는,  나를  모랫 바람으로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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