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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일뤼미나시옹 Feb 15. 2019

도시의  불빛 : 빈센트  조르주


 

동대구 역 근처 육교 아래 플라타너스 나뭇잎 겨울비 무게에 떨어져 인도 위에 흐드러져 바람결에 휩쓸리는 와중에 담배 문 중년의 여인이 길가는 행인 들 중에 나이 지긋하고 혼자 길 걷는 아저씨들에게 접근한다. 그녀가 호객하는 길 안쪽에는 오래된 여관이 있고 내가 차 안에서 지인을 기다리는 동안 두 명의 사내가 후줄근한 뒷모습으로 여자를 따라 들어갔다. 이것은 엄연히 우리들 사는 세상의 한 모퉁이에서 일어나는 일이다. 차 안에서 푸른 생기가 채 가시지 않은 플라타너스 이파리들 바람에 흔들리다 떨어지는 것 보면서. 생의 푸른 생기란 무엇인가 생각한다. 중년의 사내들은 어디서 흘러와 골목 안 어둠을 묻히고 나와 어느 방향의 기차표를 끊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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