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운 나무
첫 발 디딘 것 못 보고 떠나보낸 나무의 도보여행 있다.
뒷꿈치 들고 여닫는 달을 창문 삼아
건축을 멈추지 않던 마당의 동쪽
삼십 년 구석
오줌 눌 땐 담청색 귀엣말을 했다.
‘텔레파시도 보냈건만, 한 집에 산지가 얼만데.. 여짓 저를 몰라보냐고’
때때로 저도 저를 못 견뎌 팔월 잎잎을 다 털어내고
저 보다 키 큰 나무 아래에 가서 생의 방향성을 가늠하고 싶었던 나무.
목발의 보폭을 구름의 흐름에 맡기는 여행 중
길에서 우는 자들 때문에
가는 길 포기하고 세계의 양산이 돼버린 나무
마당의 동쪽 삼십 년 구석 구원의 하루로
살았던 나무
도보여행 끝내고 돌아오면 몸 한 번 줄 건가
중세의 믿음으로 그리운 나무
다만, 지금은 어디서 한 됫박 갈증인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