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제하는 반복

[다들 그렇게 살아요. 뻔한 이유로 행복하게] 09

by 정원에

['다들' 그렇게 살고 있는 '우리'는 바로 당신이고 나이다. 당신이 나이고 내가 당신인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 뻔한 이유로 뭉근한 행복을 바라는 당신의 가슴이 나의 등을 밀어주고 나의 가슴이 당신 눈이 되어 주면서.]



급하게 먹고, 안 먹고, 못 먹고, 막 먹고, 안자고, 못자고, 몰아 자고, 자다 깨다 오늘도 모인다.

약속된 시간에 일정한 공간에 낮에 우리는 모여야 한다.


함께 무언가를 해야만 하는 한 팀이더라도, 아니더라도.

여전히 서로 낯선 익숙함이더라도.

당신보다는 자유로운 새가 내려다 보면 우리는 언제나 그곳에 모여 있다.


당신은 순간에 집중한다. 돈이 되고, 일이 되고, 공부가 되고, 잠이 되고, 짐이 되고, 기회가 되는 순간.

작은 벽돌이 강건한 벽이 되듯이 분절적인 순간이 모여 지나가는 삶이 되는 것을 모여 배우느라 몸이 먼저 기억한다.


우리의 낮은 찰나마다 온 몸의 근육이 제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해야)하는 시간이다.

먹고, 마시고, 보고, 걷고, 앉았다 일어나고, 들어 올려주고, 잡아 당겨주고, 말을 하고, 일과 일 사이에 작은 일 보고 큰 일 보고.


보이는 근육 뒤에서 숨어 열 일 하는 근육들이 있다. 바로 오무림살. 괄약근이다. 당신의 몸에 50개가 넘게 있다는 데, 너무 조여도 맥없이 마냥 풀려도 안된다.


긴장하면 멈춰 버리거나 흘러 넘치면, 불안하면 닫혀 버리거나 흘러 넘치면, 조금만 바빠져도 잊혀지다가 다시 흘러 넘치면, 숨은 당신의 근육들이 조용히, 은밀하게 당신의 내일을, 모래를 미리 당겨와 소비해 버린다.


맥 빠지게 아파 본 당신은 안다. 이유없이 기운이 없어 본 당신은 안다. 몸도 마음처럼 당신의 의지대로 되지 않았던 때가 있었던 당신은 안다. 당신의 원대로 오므렸다 풀리는 것이, 움직일 수 있는 그런 일상이 얼마나 큰 기적인지를.


어제와 같지 않은 오늘도 숨어 있는, 짱짱한 근육들 덕분에 사람답게 지낸다. 드러나는 근육보다 위대하다. 품위도 사람 냄새도 잃지 않으면서 잘 살아내게 만들어 준다. 숨은 근육이 인상이 되고 인성이 되고 마음이 되어 준다.


입으로 들어가는 것들처럼, 이런 저런 관계도, 욕심도, 마음도, 기분도 그리고 산책도, 운동도 절제해야 한다. 무겁지 않을 만큼, 부담되지 않을 정도, 지루해지기 전까지만 움직여야 한다.


그만큼이 얼마만큼인지 당신만 잘 알고 있으면 된다. 날마다 순간마다 잊지 않고, 잃지 않게 절제하고 반복하기로만 면 된다. 타인의 마음에 보다 당신의 몸에 먼저 결례를 하지 않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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