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ut of sight, out of mind.
거자일이소去者日以疎.
이 두 표현은 모두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도 멀어진다'는 뉘앙스의 옛 속담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관계에서 물리적 거리를 중요하게 여겼던 것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이제는 이 말들이 모든 관계에 적용되는 것은 아닌 시대가 되었다.
디지털 기술 발전으로 물리적 거리의 한계가 소멸된 지 이미 한참이기 때문이다. 온라인을 통해 시공간을 넘나 들며 보고 싶고, 만나고 싶은 사람을 원할 때 마주할 수 있는 세상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러한 가까움속에서 우리는 역설적으로 멀어짐을 경험하고 있다. 관계의 본질이 마음에 있다는 것은 변함없는 진리다. 아무리 가까운 곳에 살아도 마음이 없으면 교류가 없고, 반대로 지구 반대편에 있어도 깊은 유대감을 나눌 수 있는 게 사람 마음이다.
그런 마음이 닿는 순간, 우리는 목소리 너머의 얼굴을, 그리고 그 얼굴을 완성하는 눈빛을 갈구한다. 눈빛은 단순히 시선의 방향을 넘어, 그 사람의 감정과 생각, 의도, 분위기, 내면의 온기를 담아내는 맑은 샘물이니까.
문제는 이 눈빛이 온라인상에서는 종종 어긋난다는 점이다. 우리는 상대방을 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제대로 보고 있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카메라 렌즈와 화면 속 상대방의 얼굴을 보는 내 눈의 위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화면을 통해 상대방의 얼굴을 보면 나는 렌즈를 보고 있지 않으니 상대방에게는 내가 딴 곳을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반대로 렌즈를 똑바로 들여다 보면 상대방은 내가 자신을 응시한다도 느끼지만, 정작 나는 상대방의 눈을 볼 수 없어 상상만 해야 한다.
이러한 시선(눈빛)의 불일치는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진짜 나는 누구이고, 내게 보이는 상대방은 진짜 그 사람인가?' 하고.
물리적 실재를 넘어선 디지털 공간에서, 우리는 진정한 눈빛을 온전히 주고받기 어려운 딜레마를 지닌다. 그 덕분에 화면 속 이미지는 상대방 그 자체가 아니며, 우리는 그저 그렇게 믿을 뿐이다.
그런데 온라인 관계에서만 그런가?
디지털 시대에 물리적 거리가 소멸되면서 '가까워졌다'는 착각을 주지만, 진정한 관계는 단순한 정보 교환을 넘어 서로의 존재를 온전히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마음이 요동을 치는 데 있다는 진리가 더욱 절실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결국, 진정한 소통의 방법을 우리는 이미 알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처럼, 얼굴 전체를 아우르며 특히 눈빛에 집중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 사람을 공경하는 마음으르 듣는 것, 경청.
그러니 디지털 환경에서는 의식적으로 카메라 렌즈와 화면 사이를 오가며 시선(눈빛)을 맞춰야 한다. 이는 물리적 한계를 벗어난 행운을 마음의 일치로 이어지게 할 수 있는 가장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행동이다.
우리는 다 알고 있다. 기술은 도구일 뿐, 관계의 본질은 언제나 진심 어린 관심과 공감에 있다는 것을. 디지털 기술이 우리 삶에 파고들수록, 기술적 한계를 인지하고 더욱 의식적으로 서로의 마음을 살피는 노력이 필요한 이유다.
진정으로 서로의 눈을 바라 보자, 자주!
https://blog.naver.com/ji_dam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