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그런 날

[ 문장보관소 ] 22

by 정원에

천국과 지옥은 존재의 문제가 아니라 믿음의 문제이다. 경험의 문제가 아니라 의식의 문제이다.


떨군 고개를 잠깐만 들어 주변을 둘러보면 이 진실은 너무나도 명확히 드러난다.


어떤 이들은 가혹한 현실의 늪에서도 기어코 천국의 꽃을 피워 올리며 살아간다.


그 반대편에서는 천국에 사는지도 모른 채 스스로를 지옥의 심연으로 끊임없이 밀어 넣는다.


그러는 동안 지나가는 수많은 오늘, 지금이 천국도 지옥도 아닌 '그저 그런'날이라는 사실은 잊고 산다.


환한 웃음이 넘치진 않지만, 눈물까지 흘릴 필요 없는 지루한 고요의 시간을. 지루함이 곧 평화라는 것을 모르고 버려지는 순간들을.


이 명백한 사실을 알면서도, 자주 '거대한' 무언가를 좇느라 '그저 그런'날들의 진정한 가치를 저버린다. 심지어는 애쓰기까지 한다.


천국과 지옥은 같은 방에 산다. 이 사실만 안다면 인생의 크고 작은 기적은 '그저 그런'날에 일어난다는 것을 놓칠 리가 없다.




“네가 외적인 일로 고통받는다면, 너에게 고통을 주는 것은 그 외적인 일이 아니라, 그 일에 대한 네 자신의 판단이다. 즉시 그 판단을 멈춰서 고통을 없앨 힘이 네 안에 있다”_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명상록』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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