견딤의 방식; 자아를 빚는 시간

[ 새벽독서; 나를 춤추게 하는 문장들 ] 05

by 정원에

나이를 먹으면서 '다 지나간다'며 무턱대고 견디는 데 익숙해 지기만 했나 보다. '존버 정신'이란 표현을 얼마 전에야 제대로 알아들은 것을 보면.



시간에 수동적으로 의탁한 채 '어떻게' 견디는 것인가를 골똘히 생각해 보지 않은 것 같다.



나도 모르는 나의 표정과 말투가 신경 쓰지 않은 '어떻게'의 총합이다. 견디는 방식은 내면적, 외면적 접근법과 태도 전반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상황을 긍정적으로 바라보며 희망을 찾을지, 절망 속에 고스란히 잠길지.



현실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의미를 찾을지, 계속 부정하며 고통스러워할지.



나의 능력과 가능성을 믿고 적극 대처할지, 스스로를 가여이 여겨 무력감에 빠질지.



불안, 분노, 슬픔 같은 감정에 이름을 붙일지, 외면하며 내 것이 아니라 부정할지.



건강한 방식으로 자각을 표현하고 기록할지, 숨기며 가짜 나를 수없이 만들어 낼지.



상황을 자신을 관리하는 기회로 삼을지, 심신을 동시에 방전시키는 계기로 삼을지!



어느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진짜 자아란 '찾는' 것인지, '만들어' 가는 것인지에 대한 쓸데없는 고뇌를 하느라 흘려보내는 아까운 시간이 될지, 정신이 발효되는 숙성의 시간이 될지를 결정하게 될 테다.




중요한 것은 견디는 대상이 아니라, 견디는 방식입니다.

_세네카의 대화; 인생에 대하여, 세네카, 2016, 까치글방, p.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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