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된 기다림이 즐겁지만 지친다. 기대되지만 바쁘다. 설레지만 애매하다.
그러면서도 일주일은 고사하고 엊그제 점심때 무슨 일로 울고, 웃었는지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때의 기다림을 왜 포기했었는지는 이미 망각했다. 기다림조차 비교한다.
어느 날 럭키처럼 벙어리가 되고, 포조와 같이 장님으로 한참을 살아 내는 나를 발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다른 기다림이 기다림을 밀어낸다. 희망을 건다.
다시 세운 희망 속에서도 완전하게 해결되지 않은 과거에게 지금의 거실을 다 내어주고 작은 쪽방에 웅크리기 일쑤다.
유한성이 모든 한계의 출발점임을 알게 된다. 그래서 더욱 기다림의 유무는 별로 중요하지 않음을 서서히 깨닫는다.
기다림 자체를 음미하면서 지금에 집중할 내 것이 필요하다고 흐느낀다. 온갖 짓거리 속에서 연속되는 기다림이 모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외친다!
베케트는 고도를 통해 나에게 묻고 또 묻는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라도.
당신은 '어떻게' 잘 기다리고 있소? 당신만의 고도를. 아니, 그 무엇을!!
에스트라공_ 만일 안 온다면?
블라디미르_ 내일 다시 와야지.
에스트라공_ 그리고 또 모레도.
블라디미르_ 그래야겠지.
에스트라공_ 그 뒤에도 죽.
블라디미르_ 결국……………….
에스트라공_ 그자가 올 때까지.
_고도를 기다리며, 사뮈엘 베케트, 2013, 민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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