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나를 밀고 가는, 믿고 가는

[ 새벽독서; 나를 춤추게 하는 문장들 ] 07

by 정원에

연속된 기다림이 즐겁지만 지친다. 기대되지만 바쁘다. 설레지만 애매하다.



그러면서도 일주일은 고사하고 엊그제 점심때 무슨 일로 울고, 웃었는지를 기억하지 못한다.



그때의 기다림을 왜 포기했었는지는 이미 망각했다. 기다림조차 비교한다.


어느 날 럭키처럼 벙어리가 되고, 포조와 같이 장님으로 한참을 살아 내는 나를 발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다른 기다림이 기다림을 밀어낸다. 희망을 건다.



다시 세운 희망 속에서도 완전하게 해결되지 않은 과거에게 지금의 거실을 다 내어주고 작은 쪽방에 웅크리기 일쑤다.



유한성이 모든 한계의 출발점임을 알게 된다. 그래서 더욱 기다림의 유무는 별로 중요하지 않음을 서서히 깨닫는다.



기다림 자체를 음미하면서 지금에 집중할 내 것이 필요하다고 흐느낀다. 온갖 짓거리 속에서 연속되는 기다림이 모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외친다!



베케트는 고도를 통해 나에게 묻고 또 묻는 질문에 답을 하기 위해서라도.



당신은 '어떻게' 잘 기다리고 있소? 당신만의 고도를. 아니, 그 무엇을!!





에스트라공_ 만일 안 온다면?

블라디미르_ 내일 다시 와야지.

에스트라공_ 그리고 또 모레도.

블라디미르_ 그래야겠지.

에스트라공_ 그 뒤에도 죽.

블라디미르_ 결국……………….

에스트라공_ 그자가 올 때까지.

_고도를 기다리며, 사뮈엘 베케트, 2013, 민음사



https://blog.naver.com/ji_dam_


라이팅 레시피(8).png



keyword
작가의 이전글야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