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코로나19와 함께(?) 살고 있는 우리 반 34명의 '3월 한달살이' 근황을 중간 점검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3월을 하루 앞두고, 월말 출결을 정리해야 하거든요. 그것보다, 정부에서 새로운 거리두기를 '10명, 자정'까지로 확대한다고 하는 분위기 속에서 우리 반의 위드 코로나가 '정점'이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큽니다.
아이들의 3월 한달살이를 컴퓨터에 기록하려다 보니, 일단은 엄두가 나질 않습니다. 이제 한 달 치인데, 코로나19 관련 서류가 이미 도톰해지기 시작했거든요. 작년보다 모두 익숙해진 덕분에 서류가 간소화되었는데도, 이 정도입니다. 4월에는 확진자가 확실하게 줄어들고 조금씩 조금씩 안정화될 거라고 확신하면서, 이제 한달살이 근황을 정리해 봐야겠습니다.
2월 28일. 우리 반 학생들 34명의 연락처를 받았습니다. 그 이유는 학급 단체톡을 만들어야 했기 때문입니다. 지난 코로나 2년간 동료들끼리 나눈 이야기가 있습니다. '카톡 없었으면 원격수업 어떻게 했을까 몰라'하고. 원래 일정대로였다면 3월 되기 전에 하루 정도 등교해서 얼굴도, 교실도 익히고 교과서를 받는 절차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일정이 코로나 상황 - 특히, 2월 말에는 오미크론이 확산되면서 확진자가 가파르게 매일 더블링이었을 때였지요 -으로 올해도 취소된 겁니다. 대신, 중요한 전달 사항 등을 반톡을 통해 공지하고, 반톡 또는 개인 톡을 통해 피드백을 받아, 다시 문건 작업을 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안내의 주된 내용은 물론 '자가진단 앱 셀프 체크'와 '코로나 의심증상'에 대한 모니터링이지요.
그렇게 막대한(?) 양의 안내문을 여러 개 얼굴도 모르는 아이들한테 보낸 뒤 삼일절에 A에게서 톡이 왔습니다. '가족이 확진되어서 병원에서 신속항원검사를 했는데, 본인은 음성이지만, 의심스러워서 PCR도 했는데 역시 음성이지만....'이라고 연락을 해 왔습니다. 3월 14일 이전에는 가족이 확진되면 기존처럼 등교중지였습니다. 그런데 다행히 A의 경우에는 확진된 가족이 3월 3일 해제가 되면서 이틀 늦게 학교 활동에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A 등교중지가 하루 남은 날, 의심증상으로 첫날 등교를 하지 못했던 B가 PCR에서 양성 판정을 받았습니다. A가 등교하기 시작하고 B가 등교중지인 상태에서 3월 10일 C확진, 3월 14일 D의 동거가족 확진 - 이때부터 등교중지 체계가 변경되어, 가족 확진이어도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결과가 음성이면 등교할 수 있도록 되었지요 -으로 지각과 조퇴를 반복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그 사이에 같은 도장에서 운동을 하는 E, F, G, H, I, J는 의심증상 발현으로 조퇴하고 검사하고 결과 기다리다 등교하는 과정을 수차례 반복해야 했습니다. 특히, H는 코로나 블루와 관련하여 학교 적응을 어려워하고 - 아마도 코로나가 아니었다면 1학년 때 자퇴를 했을 것 같다고 그러더군요 - 최근에도 자해를 시도했다는 학부모와의 휴일 긴 통화로 유심히 지켜보던 아이입니다.
H는 두 번의 신속항원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지만, 아빠가 확진이 되면서 그 기회(?)를 통해 등교를 미루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행정적으로 허용된 일정만 활용하고 있는 점은 다행입니다. H가 그러고 있는 동안, 3월 16일 K가 의심증상이 있어 등교를 하지 않고 두 군데의 병원에서 세 차례의 검사 결과 세 번째 만에 양성이 나왔습니다. 이런 경우의 아이가 두 명이 더 있습니다. 3월 18일에 최종 확진된 L, 3월 19일에 최종 확진된 M은 모두 서너 차례의 전문가용 키트 검사에서 음성이었지만, 증상이 있다가 확진된 사례입니다. 그 뒤에서 N은 3월 21일 의심증상이 나타난 후 23일에 확진, 잘 버티던 O는 하룻밤 사이에 감기 몸살처럼 발열일 일어나고 목이 잠기더니 그다음 날 24일 확진, 몇 차례 조퇴와 지각을 반복하면서 증상을 호소하던 P는 증상이 나타난 지 일주일 만인 3월 27일 확진, 그리고 그제 목이 칼칼하다면서 조퇴한 Q가 어제 확진이더군요. 마지막으로 R은 동생 두 명이 모두 확진되면서 한 검사에서 음성이 나왔지만 목이 따끔거리고, 몸이 나른한 증상이 있어 오늘 PCR 검사를 하고 내일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 우리 반 34명의 아이들 중 11명이 확진입니다. 9명은 3월 등교해서 한 달 사이에, S, T 두 명은 2월에 이미 확진되었다 해제된 아이들입니다. 비율적으로 보면 30%가 넘습니다. 항간에는 인구 절반 이상이 감염되어야 끝날 거라는 이야기도 들립니다. 어찌 되었건 아이들이 정상적인 상황에서 학교를 누릴 수 있는 상황이 한주라도 빨리 시작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 학교는 말 그대로 위드 코로나의 최전선입니다. 확진되지 않고, 하루하루 나오는 아이들 역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네요.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9명이 확진되기 전까지 학기초 상담을 밀접 접촉으로 실시했고, 급식 지도도 했고, 수업도 했습니다. 그러는 사이, 3월 한 달에만 평균 주당 3번 신속항원키트 검사를 해야 했습니다. 사무실 10명 동료 중 4명이 확진이 되는 동안, 코가 다 헐 지경입니다. 3차까지 맞은 백신의 효과를 보고 있는 것 같아 다행입니다만, 허리병을 빼더라도 영 제 실력이 올라오지 못하네요. 수업에서, 관계에서.
4월을 온몸으로, 마음으로 누릴 수 있는 기회가 한주라도 빨리 올 수 있기를 모든 신들께 간곡히 빌고, 또 빌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