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의 삶
잘 만들어진 편의점 도시락과 같다. 가격, 칼로리, 영양 성분 등 모든 것이 사회적 기준치(보통 수준)에 맞춰져 있다. 남들만큼 먹고, 남들만큼의 에너지를 얻는다.
어떤 도시락을 골라도 예상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 안정적이고 실패 없는 맛이 보장된다. 이는 사회의 표준적인 경로(진학, 취업, 결혼 등)를 따르는 안정감과 비슷하다.
도시락 안의 밥과 반찬은 정량으로 채워져 있다. 어느 하나가 높거나 낮지 않고, 대중이 요구하는 수준으로 균일하게 유지된다. 개인의 특별한 이야기나 역사가 개입될 여지는 거의 없다.
보통은 사회적 동질성과 안정성을 추구하는 가치를 담고 있다. 하지만 이 기준에만 자신을 맞추다 보면, 삶의 질적인 밀도는 개성 없이 밋밋하고 기능적인 수준에 머무를 수 있다.
사진: Unsplash의Eleni Trapp평범한 삶
소박하지만 정성이 담긴 집밥과 같다. 겉보기에는 밥 한 공기와 김치, 된장찌개로 특별할 것 없어 보이지만 그 안에는 고유한 이야기가 녹아 있다.
화려한 맛은 아니지만, 먹을수록 깊은 위로와 충만감을 준다. 매일 반복되는 식사 같아도, 그날의 기분과 재료에 따라 미묘하게 달라지는 살아있는 맛이다.
작은 밥상 위에 관계의 역사와 사랑, 일상의 희로애락이 응축되어 있다. 삶의 질적인 밀도가 매우 높고 인격적이다. 겉모습의 단순함과 내면의 풍부함이 대비를 이룬다.
평범은 일상의 긍정과 내면적 가치 발견을 의미한다. 남들이 보기엔 별것 아닌 일상 속에서 자신만의 서사를 쌓아 올릴 때, 평범은 그 어떤 '특별함'보다 높은 질적 밀도를 지니게 된다.
따라서 보통의 삶을 살더라도, 그 안을 어떻게 채우느냐에 따라 누구에게는 무미건조한 삶이, 누구에게는 밀도 높은 평범하고도 행복한 삶이 될 수 있다.
‘다들 그렇게 살아’는 타인의 시점에서 자기 삶을 재는 보통의 삶이지 우리가 흔히 살고 싶어 하는 평범한 삶은 아니다. 보통은 타인과의 ‘거리’에서 정의되지만, 평범은 자기 안의 ‘깊이’에서 완성되기 때문이다.
누구나 지극히 평범한 삶을 좇지만, 느긋한 보통의 삶에 안주하게 되는 건 그 ’깊이‘를 완성하기 위한 사유의 ’부재‘에 있다. ‘평범함의 위대함'은 바로 이 지점에서 잉태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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