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작(詩作) ] 3
무릎을 펴면
어제의 낡은 그림자가 툭, 떨어진다
기지개는 몸속에 쟁여둔
어둠을 펴서 볕에 널어두는 일
팔을 뻗으면 손끝에
아직 잠들지 않은 별 하나가 걸려온다
누가 이 고요를 적막이라 했나
새벽 네 시는 세상의 모든 문이 닫힌 뒤
비로소 열리는 영원의 뒤안길
나는 이제 한 잔의 찻물로 앉아
밤새 단단하게 뭉쳐있던
고독의 잎들을 하나둘 풀어낸다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온도로
나를 우려내어 세상을 적시면
어느덧 내 영혼의 살집 위로
통통한 희망의 싹이 돋는다
아무도 모르게
지구 한 모퉁이를 데우는
나는 지금 가장 향기로운
새벽의 한복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