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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가든 May 01. 2022

신변 정리

죽는 날 입고 있는 팬티 걱정

오늘은 신변 정리라는 명목으로 청소를 했다. 신변 정리라는 말이 당장 죽을 사람이 죽을 준비를 하는 단어처럼 들려 주변 사람이 거부감을 느낄까 봐 걱정됐다. 그래서 최대한 그런 뉘앙스가 아닌 것처럼 가볍게 SNS에 올렸지만, 사실 그런 의미가 맞다. 당장 오늘 죽는다고 해도 부끄럽지 않은 집안 상태를 유지하는 것. 어느 날 죽을지는 모르지만 멋진 팬티를 입겠다는 생각. 나는 생각마저도 이상하다. 구태여 글쓰기의 영역에서 마저 격렬한 자기 검열을 하지는 않겠노라.


쓰고 보니 정말 죽을 사람 같아 보여서 놀랍다. 근데 죽고 싶은 건 아닌데, 누구나 안 죽을 건 또 아니잖아. 평생 살 것도 아니고 모두가 결국 매일 죽어가는 거니까. 죽음이라는 단어를 금기시하고 생과 떨어트려 두려는 노력도 과한 처사인 듯하다. 생이 있으면 사가 있는 건 당연하니까, 중2병 취급이나 안 당하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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